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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렬'했지만 '격'을 보여줬다

양당 부통령 후보 TV 토론 비방 없이 현안에만 집중 이란 핵협상·경제정책 격돌 최초 아시안 사회자 진행 펜스 "힐러리가 훨씬 모욕적" 케인 "트럼프는 자신만 알아" 부통령 후보들이 오히려 대통령 후보다웠다. 공화당 부통령 후보인 마이크 펜스 인디애나 주지사와 민주당 부통령 후보 팀 케인 버지니아 연방상원의원이 4일 TV 토론회에서 격돌했다. 이날 버지니아 주 리치먼드 롱우드 대학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펜스는 파란색 넥타이, 케인은 빨간색 넥타이를 각각 매고 무대에 올랐다. 앞선 대선 후보간 토론처럼 양당 상징색과 반대되는 컬러로 의상 포인트를 줬다. 예상대로 이들은 상대방 대선 후보를 격렬하게 비판했다. 그러나 서로에 대한 막말이나 비방 대신 현안에 집중해 지난 26일 열린 대선 후보간 첫 TV 토론에 비해 '격'이 있었다는 평가다. 첫 공격 포문은 케인이 열었다.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후보가 대통령답지 못하다는 자격 시비로 시작했다. 그는 트럼프의 그간 막말들을 거론하며 "트럼프가 대통령이 된다는 것은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며 "불법체류자를 비롯해 수많은 모욕적인 발언을 했다"고 비난했다. 펜스도 곧바로 반격에 돌입했다. 그는 "트럼프는 훌륭한 사람이다. 다만 당신이나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후보처럼 매끄러운 정치인이 아닐 뿐"이라며 "오히려 힐러리가 '트럼프 지지자의 절반이 개탄스러운 집단'이라고 했던 발언이 훨씬 모욕적"이라고 받아쳤다. 이날 나온 가장 큰 이슈 중 하나는 이란 핵협상이었다. 지난 대선토론 때 언급되지 않았던 현안으로 펜스는 작정하고 들고 나온 듯했다. 이란핵협상은 오바마정부에 의해 지난해 타결됐다. 미국인 4명의 송환에 실패했음에도 이란에 1500억 달러 자금을 풀어주고, 핵사찰 24일 전에 미리 통보하며 자체 핵사찰 권한을 부여하고 이란 테러리스트 5명을 송환한 협상이다. 이후 미국은 포로 4명 송환에 성공했지만 대신 이란 재소자 7명과 해외 도망자 14명 등 테러리스트 의혹 인물 21명을 추가로 이란에 내줬고 최근 이란에 현찰 15억 달러까지 지급해 논란이 됐다. 펜스는 "미국이 끌려간 협상이었다.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테러국가에 핵을 안겨준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비판했다. 또 클린턴의 개인 e메일 사용과 클린턴재단으로의 대규모 외국인 기부 등을 지적하며 공격의 날을 세웠다. 그러나 케인은 "만약 핵협상을 하지 않았다면 이란은 핵개발을 했을 것이다. 핵협상을 통해 이란의 핵개발을 막았다"고 반박했다. 경제 이슈에서 펜스는 트럼프가 줄곧 주장한 것처럼 잘못된 무역협상이 미국 중산층의 몰락을 가져왔다고 비판했다. 이에 케인은 "세금도 제대로 안 내는 트럼프를 어떻게 믿나"라며 "당신과 트럼프는 최저임금 인상도 반대하지 않나"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양 후보 경제정책은 클린턴의 '당신을 고용한다(You are hired)'와 트럼프의 '당신을 해고한다(You are fired)'로 요약된다며 클린턴의 경제공약을 부각시켰다. 케인 후보 역시 클린턴 방어에 최선을 다해야 했다. 이날 토론회 사회자인 일레인 퀴하노 CBS 앵커는 "클린턴을 신뢰할 수 없다는 여론이 60%에 달한다"고 꼬집었다. 이에 케인은 "클린턴은 자신의 공직생활 중 언제나 그랬듯이 국민들의 권익을 먼저 생각할 것이며 트럼프는 자신이 우선"이라고 대답했다. 이날 행사는 올해 선거 전 유일하게 열리는 부통령 토론회였다. 트럼프와 클린턴 대선 후보는 오는 10월 9일과 19일 두 차례 더 격돌한다. 원용석 기자 [email protected]

2016-10-04

열띤 트럼프·클린턴 대리 설전…펜스·케인 부통령 후보 토론회

공화당 마이크 펜스와 민주당 팀 케인 부통령 후보의 대선 토론회는 예상했던 대로 대통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와 힐러리 클린턴에 대한 공격과 방어로 일관했다. 4일 버지니아주 롱우드대학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최근 불거진 세금 문제가 주요 이슈로 등장하면서 펜스 후보는 '트럼프 방어'에 진땀을 흘려야 했다. 그는 "트럼프는 클린턴 케인과 달리 직업 정치인이 아니라 사업가였다"며 "합법적인 방법으로 자신의 비즈니스를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한 것"이라고 항변했다. 대신 펜스는 클린턴이 함께했던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외교.경제.보건정책은 완전한 실패였다며 국민들에게 또 다시 같은 정책을 이어가기를 요구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또 클린턴의 개인 e메일 사용과 클린턴재단으로의 대규모 외국인 기부 등을 지적하며 공격의 날을 세웠다. 마침 빌 클린턴 대통령이 건강보험개혁법(오바마케어)에 부정적 발언을 한 것을 이용하며 오바마케어를 이어가겠다는 클린턴을 지지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반면 케인은 두 대통령 후보의 경제정책이 클린턴의 "당신을 고용한다(You are hired)"와 트럼프의 "당신을 해고한다(You are fired)"의 대결이라며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주장했다. 클린턴의 정책은 고용을 늘리고 트럼프의 정책은 실업자를 크게 늘린다는 것. 하지만 케인 후보도 클린턴 방어에 힘을 써야 했다. 토론회 사회자인 일레인 퀴하노 CBS 앵커는 "클린턴을 신뢰할 수 없다는 여론이 60%에 달한다"고 꼬집었다. 이에 케인은 "클린턴은 자신의 공직생활 중 언제나 그랬듯이 국민들의 권익을 먼저 생각할 것이며 트럼프는 자신이 우선"이라고 대답했다. 이날 행사는 올해 선거 전 유일하게 열리는 부통령 토론회였다. 트럼프와 클린턴 대선 후보는 오는 10월 9일과 19일 두 차례 더 격돌한다. 김종훈 기자 [email protected]

2016-10-04

"오바마케어는 가장 미친 것"…빌 클린턴 웬 엇박자

민주당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의 남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자신의 최대 업적으로 삼고 있는 오바마케어(건강보험개혁법)를 세상에서 가장 미친 제도라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클린턴 대통령 만들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에서 예상치 못한 오바마케어 혹평 발언이라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4일 CNN방송에 따르면, 클린턴 전 대통령은 전날 미시간주 플린트에서 힐러리 지원유세를 하면서 "어느 날 갑자기 2500만 명 이상의 국민이 건강보험에 가입하고, 어떤 경우에는 1주일에 60시간을 일하고도 프리미엄 플랜 보험료는 배로 인상되고 혜택은 절반으로 줄어들었다"면서 "세상에서 가장 미친 시스템"이라고 지적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오바마케어 현행 시스템은 연방정부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저소득층이나 메디케이드 수혜 자격이 있는 사람, 이미 메디케어에 등록된 사람들한테는 좋지만 보조금을 받기에는 조금 더 버는 개인이나 스몰비즈니스는 오바마케어로 죽어나가고 있다"며 오바마케어는 "합리적이지 않고" "작동하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정부 보조금을 받을 수 없는 사람들이 메디케어나 메디케이드에 가입할 수 있도록 한 힐러리의 건강보험법을 강조하기 위한 발언이었으나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직접 공격이 돼버리는 바람에 클린턴 선거캠프는 4일 부랴부랴 발언 진화에 나서야 했다. 조시 어네스트 백악관 대변인도 "클린턴 대선후보는 대통령에 당선되면 오바마케어를 계승 발전시키겠다는 약속을 해왔다"면서 "클린턴 전 대통령이 전하려고 했던 메시지를 그에게 다시 물어보는 것이 좋을 것"며 발언의 의미를 낮췄다.

2016-10-04

18년간 '0'<소득세 납부> 트럼프는 루저 사업가? 절세 천재?

트럼프 측은 '합법적인 절세' 강조 줄리아니 "엄청난 손실 결국 극복" 부시 딸, 클린턴 지지행사 참석 눈길 대선(11월 8일)을 39일 앞두고 공개된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의 납세 자료가 대선판의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지난 1일 뉴욕타임스(NYT)가 "1995년 소득신고 당시 9억1600만 달러의 손실을 신고한 뒤 이를 빌미로 최대 18년간 소득세를 합법적으로 회피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보도하면서다.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 후보 측은 트럼프가 주장하는 '성공한 기업가' 이미지를 겨냥해 십자포화를 쏟아부었다. 클린턴은 NYT의 보도를 리트윗하고 "트럼프는 (성실한)납세자들 덕분에 수많은 사업에 돈을 낭비하고 정작 자신의 몫은 내지 않았다"라고 썼다. 또 트럼프가 2012년 "정부 부채가 주체할 수 없는 수준인데도 미국인의 절반은 세금을 내지 않는다"고 쓴 글을 올리면서 "18년간 세금을 0달러를 낸 사람에게서 나온 말이라는 게 참 재밌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관련 트윗만 10여 건을 올렸다.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버몬트)도 2일 ABC 방송 인터뷰에서 "대부분의 사람은 가난해지는데 트럼프와 같은 억만장자는 세제 시스템을 조작해 소득세 납부도 피할 수 있다"라며 지원사격을 했다. 해리 리드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네바다)도 성명을 통해 "트럼프는 10억 달러짜리 루저"라고 했고, 라이언 팰런 캠프 대변인은 "형편없는 기업인" 이라고 혹평 했다. 트럼프 측은 '불법적 탈세가 아닌 합법적 절세'라는 논리로 방어에 나섰다.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 겸 캠프 정권인수위원장은 폭스뉴스에 출연해 "세법을 다루는 데 트럼프만큼 천재성을 보여준 사람은 없다"며 "트럼프가 완전히 엉망인 현행 연방 조세 제도를 고치는 적임자임을 잘 보여준다"고 오히려 치켜세웠다.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도 2일 CNN 인터뷰에서 "아주 많은 기업들이 (트럼프처럼) 손실을 (소득세 면제를 위해) 자주 이용한다. 트럼프가 곧이곧대로 세금을 냈으면 기업에 끼친 손실 때문에 주주들에게 고소를 당했을 수도 있었다"라고 옹호했다. 줄리아니는 이어 "95년 한 해에 9억1600만 달러 손실을 본 건 그리 멋지게 들리진 않지만 결국 극복하지 않았나. 이는 트럼프가 자신의 기업을 지키고 세울 능력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라고 덧붙였다.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 측이 3일 콜로라도 유세에서 힐러리와 빌 클린턴 부부가 클린턴재단 등을 통해 재산을 축적한 과정을 집중 공격하는 맞불 작전을 준비하며 절치부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측은 이날도 구체적인 납세 자료는 끝내 밝히지 않았다. 다만 "이번에 밝혀진 유일한 새로운 사실은 NYT가 불법적으로 세금 자료를 획득했다는 것 뿐"이라며 NYT를 압박했다. 한편 CNN은 공화당 출신인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딸 바버라 부시(34)가 1일 파리에서 열린 클린턴 선거자금 모금행사에 참석했다고 보도했다. 클린턴이 '내 딸'이라고 부를 정도로 최측근인 후마 애버딘 전 수행실장과 '패션계의 여왕' 애나 윈터 미국 보그 편집장이 공동으로 마련한 자리다. 피어스가 찍힌 사진이 '그녀(힐러리)를 지지한다'는 해시태그와 함께 다른 참석자의 SNS에 올라왔다가 나중에 해시태그가 지워지기도 했다. 부시가(家)는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가 공화당 경선에서 탈락한 뒤 트럼프가 공화당 대선 후보로 선출된 지난 7월 전당대회에 불참하는 등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게다가 지난 9월엔 정치전문매체인 폴리티코 등을 통해 아버지 조지 W H 부시 전 대통령이 "클린턴에게 투표하겠다"라고 말한 사실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바버라가 클린턴의 모금 행사에 참석한 걸 두고 부시 가문이 클린턴을 지지하는 쪽으로 방향을 바꾼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정종문 기자

2016-10-03

'넘버 2' 대결 대선 판도 바꾸나

오늘(4일) 오후 6시 '넘버 2' 부통령 후보들간의 처음이자 마지막 토론 맞대결이 펼쳐진다. 버지니아 주 리치먼드 롱우드대학에서 트럼프의 러닝메이트인 마이크 펜스 인디애나 주지사와 힐러리의 러닝메이트인 팀 케인 버지니아 주 상원의원이 격돌한다. 전문가들은 비록 부통령 후보 토론이지만 안갯속 대선 판세에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 지난달 26일 열린 도널드 트럼프(공화)와 힐러리 클린턴(민주) 대선후보간 1차 TV토론에서 부동층의 쏠림 현상은 없었다. 3일 발표된 LA타임스/USC 여론조사에서 트럼프는 47%의 지지율로 42.4%에 그친 힐러리를 앞섰으나 CBS 조사에서는 힐러리가 45%로 41%의 트럼프를 눌렀다. 바통을 넘겨받은 러닝메이트들의 대결은 '달변'과 '외유내강'으로 요약된다. 우선 펜스는 트럼프와 이미지가 반대다. 침착하면서도 '정치적 올바름(PC)'을 지킬 줄 안다. 토론을 앞두고 그는 "트럼프와 비교해 나는 B급 스타"라며 자조섞인 말을 할 정도로 겸손하다. 공화당 경선 당시 그는 트럼프에 대해 "그동안 외면받은 미국인들의 목소리가 되어준 트럼프에 각별한 경의를 표한다"며 "미국 대표 에어컨 회사 캐리어가 공장을 인디애나에서 멕시코로 옮긴 것에 대해 언급한 후보도 트럼프가 유일했다"고 극찬했다. 그 뒤 트럼프는 펜스를 부통령 후보로 낙점하며 화답했다. 펜스는 토론 준비를 위해 지난주 인디애나폴리스 자택에 머물며 스캇 워커 위스콘신 주지사를 케인의 대역으로 '모의 토론'에 열중했다. 무역협정과 불법체류, 이란핵협상 등의 이슈를 집중적으로 물고 늘어질 전망이다. 공화당 전략가인 존 피어리는 "펜스는 국민에게 트럼프가 난세에 처한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설득할 것"이라고 말했다. 펜스는 인디애나 로스쿨 출신 변호사로 1994년부터 '마이크 펜스 쇼'라는 라디오 쇼를 진행해온 달변가다. 힐러리가 러닝메이트로 케인을 낙점한 것은 그가 경합주인 버지니아 상원의원이었기 때문이다. 케인은 토론 일주일 전부터 고향 리치먼드 등지에 머물며 각종 토론 자료를 읽은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 DC 변호사이자 대선 후보 토론준비팀에서 활약하는 로버트 바넷에게 펜스 대역을 맡겨 '모의 토론'을 준비했다. 케인도 펜스보다는 트럼프 비판에 초점을 맞출 전망이다. 힐러리처럼 트럼프의 과거 막말 논란을 부각할 것으로 예상된다. 케인은 후원금 모금에서도 펜스를 압도한다. 케인이 지금까지 2700만 달러를 모금한 반면 펜스는 1000만 달러를 모금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케인의 토론실력에 대해 "부드럽게 말하는 것 같지만 날카로운 면이 있다"고 평했다. 원용석 기자 [email protected]

2016-10-03

"18년간 세금 안낸 트럼프야말로 천재"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후보가 1995년 9억1600만 달러의 손실을 신고해 18년간 연방소득세를 면제받았다는 뉴욕타임스 보도가 대선정국에 파문을 던지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의 핵심 지지자인 루돌프 줄리아니(사진) 전 뉴욕시장이 "트럼프야 말로 천재"란 궤변을 늘어놓았다. 줄리아니는 2일 CNN과의 인터뷰에서 " 이 남자(트럼프)는 천재"라면서 "그는 대통령이 되면 국민들이 혜택을 입을 수있도록 세제를 운영하는 방법을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줄리아니는 "연방소득세를 피하는 단 하나의 기회조차도 모르고 세금을 내는 아주 아주 성공한 비즈니스맨과 비즈니스우먼들이 많이 있는 것같다"는 진행자 제이크 태퍼의 유도질문에 "(뉴욕타임스의 보도는) 트럼프가 얼마나 천재인가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또 트럼프가 연방세를 내지 않은데 대한 책임은 그에게 있는 게 아니라 법에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법을 지키며 살아야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경영인으로서)가능한 최저 비용으로 회사를 운영해야 하는 수탁의무를 완전히 무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처럼 경제적으로 천재성을 지닌 남성이 여성보다는 미국을 위해 훨씬 나으며, 그녀(힐러리 클린턴)가 한 일이라고는 연방수사국(FBI)에 이메일 확인이라는 엄청난 일을 안겨준 것뿐이라고 생각하지 않느냐?"고 되물었다. 경쟁 후보인 클린턴을 '여성'이라고 지칭하며 단순히 성별로 우위를 나누는 듯한 발언이라 논란이 되고 있다. 줄리아니와 트럼프는 20년 넘는 오랜 친구 사이다. 하지만 줄리아니는 지난해 12월 트럼프의 무슬림 추방 계획에 대해 "수정헌법 1조 위반"이라며 반대했으며 올 2월엔 트럼프가 멕시코인을 '강간범'이라고 부른 것에 대해 "뒤처진 생각"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러던 그가 '트럼프 친위대'로 변신한 것에 대해 워싱턴포스트는 2000년 뉴욕주 연방 상원의원에 도전하며 힐러리 클린턴과의 맞대결을 눈앞에 두고 있던 줄리아니가 전립샘암 진단을 받고 사퇴했는데 이번 대선을 자신과 클린턴의 개인적 싸움으로 보고 있는 것같다고 지적한 바 있다. 줄리아니 뿐만 아니라 트럼프의 또다른 지지자인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도 뉴욕타임스의 보도에 대해 트럼프가 실패에도 불구하고 다시 성공했다는 점을 잘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한편,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후보는 3일 오하이오주 톨레도에서 벌인 유세에서 "어느 천재가 한 해에 10억 달러의 손실을 내느냐"며 "수백만의 미국 가정에서 열심히 일하고 정당한 납세 부담을 지는 동안 트럼프는 이 나라에 아무런 기여를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공세를 폈다.

2016-10-03

아시안 "민주당 좋다"

미국 아시안 유권자의 정치 성향이 진보로 바뀌면서 공화당이 보수층 약화 현상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타임스는 2일 전국 전체 유권자의 4%인 아시안 유권자가 보수 성향에서 진보로 급속도로 변하고 있다며 "아시안은 문화적 특성상 보수적이어서 정치적으로도 공화당에 가까웠지만 최근 들어 민주당을 선택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또 "다른 소수계 인종보다 좌경화 현상이 가장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신문은 "2012년부터 민주당에 가입하는 아시안 유권자가 늘고 있다"며 "아시안 권익단체인 '아시안태평양아메리칸투표'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2012년 35%였던 민주당 소속 아시안 유권자가 지금은 47%까지 증가했다"고 전했다. 이 조사에서 공화당에 속한 아시안은 15%였다. 이전까지는 미국의 아시안 유권자들은 공화당 성향이 강했다. 아시안 유권자에 대한 출구조사에 처음으로 실시된 지난 1992년 대선 당시 아시안들은 공화당 조시 부시와 민주당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중 55%가 부시 전 대통령을 지지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을 지지한 건 31%에 불과했다. 하지만 2012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에서 아시안 유권자의 73%는 오바마 대통령을 선택했다. 퓨리서치센터는 지난달 발표한 보고서에서 "아시안들은 2008년 이후 어느 인종보다 빠르게 민주당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올해 대선에서는 이러한 민주당 선호 경향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올해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로 출마한 도널드 트럼프로 인해 공화당에 대한 아시안들의 비호감이 더욱 거세질 것"이라며 "중국을 정면으로 비판하고 필리핀 등지의 이민자 유입 감소 정책 등을 공공연하게 밝히면서 반감이 거세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같이 빠른 속도로 변하고 있는 아시안 유권자의 정치 성향에 맞춰 각 대선 후보들도 전국의 주요 아시안 거점 지역 공략에 총력을 쏟고 있다. 아시안 유권자가 밀집한 곳 중 주요 경합 지역에서 트럼프는 물론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 측도 아시안 표심을 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네바다주의 경우 경합주 가운데 아시안 유권자가 급속도로 늘고 있는 곳 중 하나로, 클린턴과 트럼프 측은 이 곳에서 한국어를 비롯한 여러 아시안 언어로 선거 홍보물을 만들어 배포하고, 유세 현장에도 주요 아시안 언어 통역관을 투입시키는 등 치열한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설명했다. 하지만 아시안들의 정치 성향은 다시 바뀔 수도 있다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여전히 많은 아시안들이 공화당이 주장하는 정책 기조와 같은 생각을 갖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민 문제도 히스패닉과 달리 아시안들은 불법 이민을 반대하는 등 일부 분야에서 공화당과 비슷한 성향을 갖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전하고 있다. 신동찬 기자 [email protected]

2016-10-02

트럼프 18년간 연방소득세 한 푼도 안 냈을 가능성

마침내 도널드 트럼프의 납세 의혹이 미국 대선의 수면 위로 떠올랐다. 트럼프가 9억 달러 이상의 손실을 신고해 18년간 연방소득세를 한 푼도 내지 않았을지 모른다는 것이다. 사실이면 적자로 세금을 회피하며 부를 축적한 셈이 된다. 워싱턴 정가를 공격해 온 트럼프의 성공한 사업가 이미지는 타격이 불가피하다. 뉴욕타임스(NYT)는 1일 온라인판에 트럼프가 1995년 소득신고 때 9억1600만 달러의 손실을 신고해 최대 18년간 연방소득세를 합법적으로 회피할 정도의 세금 공제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당시 트럼프의 손해는 90년대 초 뉴저지주 애틀랜틱시티의 3개 카지노 경영과 항공사업 진출 실패, 맨해튼 플라자호텔 매입으로 인한 재정 위기에서 비롯됐다. 그러나 이렇게 해서 아낀 세금은 엄청났다. NYT는 트럼프가 받은 세금 공제가 매년 5000만 달러씩 18년간 벌어들인 경우의 소득세를 상쇄하기에 충분한 규모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선거캠프는 성명을 통해 "트럼프는 그의 사업과 가족.직원들을 위해 법률이 요구하는 것 이상의 세금은 내지 않는 노련한 사업가"라며 "유일한 뉴스는 20년이 넘은 세금 서류를 NYT가 불법적으로 확보했다는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의 변호사인 마크 카소위츠는 NYT에 e메일을 보내 "트럼프가 세금 신고 공개를 승인하지 않았기 때문에 기록 공개는 불법이며 즉각 법적 조치를 착수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그러면서도 NYT의 보도 내용을 부인하거나 반박하지는 않았다. 사실 대규모 손실을 이유로 소득세를 탕감 받은 트럼프의 납세 행적 자체는 미 세법에 어긋나는 게 아니다. 국세청이 충분히 들여다봤을 사안이다. 게다가 트럼프는 평소 세금을 적게 낸다는 것을 노골적으로 자랑해 왔다. 지난 5월엔 ABC방송에 출연해 "가능한 한 세금을 적게 내기 위해 아주 열심히 싸운다"고 말했다. 78년과 79년, 84년에도 소득세를 내지 않았음이 언론 보도를 통해 드러났다. 그러나 9억 달러가 넘는 천문학적 세금 회피는 차원이 다른 얘기다. 중산층과 봉급생활자 상당수는 조세제도의 구멍(loophole)을 활용한 트럼프의 '세(稅)테크'에 혀를 내두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세금을 꼬박꼬박 내는데도 일자리가 사라지는 현실에 분개해 온 '러스트 벨트(오하이오.미시간 등 미국 중서부의 쇠락한 제조업 지대)'의 표심이 트럼프에게 고개를 돌릴 가능성도 있다. 납세 내역이 선거의 방향을 가른 전례도 있다. 2012년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였던 밋 롬니도 납세 내역 공개를 꺼렸다. 결국 공개된 납세 기록에서 벤처 캐피털리스트로 부를 축적한 그의 실질세율이 약 14%로, 중산층이 내는 세율보다 훨씬 낮다는 게 드러났다. 중산층과 서민이 등을 돌렸고, 롬니는 현직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적수가 되지 못했다. NYT가 어떤 경로를 통해 관련 서류를 입수했는지는 또 다른 이슈가 될 전망이다. 서류는 NYT 기자에게 익명의 우편물로 전달됐다. 반송 주소는 트럼프 캠프의 본거지인 뉴욕 맨해튼의 트럼프 타워였다. 뉴욕=이상렬 특파원

2016-10-02

1차 대선 토론 부동층 쏠림 없었다

1차 TV대선토론 후 3개 여론조사기관이 각 후보의 지지율을 발표했다. 아직은 엎치락뒤치락인 모양세다. MSNBC의 조 스카보로는 "1차 토론이 부동층 유권자들의 생각을 바꿀 정도로 파급력은 없었다"고 평했다. 폭스뉴스의 빌 오라일리도 "1차 토론이 올해 대선을 좌우하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관계자들은 오늘부터 발표될 여론조사 결과가 1차 TV토론의 여파를 보다 정확하게 보여줄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LAT '트럼프가 3.8%p 앞서' 29일 발표된 LA타임스/USC 공동 여론조사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46.7%의 지지율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의 42.9%를 3.8% 포인트 차로 앞섰다. 타임스와 USC는 전국 3000명의 유권자를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했다. 단, 조사기간이 22일~28일까지 7일 동안 집계한 것으로, 토론이 유권자들의 마음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는지를 판가름하기 어렵다. 토론이 열리기 전 5일이 조사에 포함됐다. 반면 토론 이후 조사 기간은 이틀밖에 없었다. ▶라스무센 리포트 '힐러리가 1%p 리드' 라스무센 리포트에서는 힐러리가 1%포인트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토론이 열린 26일부터 28일까지 1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로, 힐러리가 42%의 지지율로 41%의 트럼프를 앞섰다. 이 조사에서는 46%가 '힐러리가 대통령 자격이 있다'고 판단했고, 트럼프가 대통령 자격이 있다고 응답한 이는 35%에 머물렀다. 아울러 51%가 힐러리-트럼프 대선토론을 중요하게 여긴다고 답했다. ▶PPP 조사도 힐러리 승 PPP 여론조사는 토론일 이후인 27일~28일까지 이틀 동안 933명의 유권자를 대상으로 조사했다. 토론일 이후에 조사했으나 조사 대상 수가 적었다는 게 단점이다. 이 조사에서는 힐러리가 앞섰다. 힐러리는 49%의 지지율로 45%의 트럼프를 4% 포인트 차로 앞섰다. 개리 존슨 자유당 후보와 질 스타인 녹색당 후보를 포함해도 힐러리가 44%의 지지율로 40%의 트럼프를 4% 포인트 차를 유지했다. 또 '1차 토론에서 누가 잘했냐'는 질문에도 힐러리의 완승으로 나타났다. 힐러리가 54%를 기록했고, '트럼프가 잘했다'는 대답은 31%, '모르겠다'는 14%를 각각 기록했다. 한편, 오늘로 대선까지 38일 남은 가운데 전문가들은 앞으로 있을 최대 변수는 이메일 해킹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래리 다이아몬드 스탠퍼드대 교수는 최대 변수로 '해킹과 트럼프의 거친 언행'을 꼽았다. US뉴스&월드리포트의 로버트 슐레진저 교수도 "오는 10월에 이메일 폭로란 서프라이즈가 있을지 여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힐러리의 개인 이메일을 폭로했던 위키리크스의 설립자 줄리언 어산지는 최근 "10월에 힐러리에게 엄청난 타격을 줄 관련 자료를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용석 기자 [email protected]

2016-09-29

“트럼프는 예쁘지 않은 직원 해고하라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후보가 여직원이 '예쁘지 않다'는 이유로 해고까지 종용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LA타임스는 29일 LA 남쪽 랜초팔로스버디스에 위치한 트럼프 내셔널 골프 코스의 전 직원 등이 했던 법정 증언 내용을 공개하고 트럼프의 여성 외모 집착 성향을 보도했다. 법원 기록에 따르면 2008년까지 트럼프 골프 코스의 케이터링 디럭터로 일하다 소송을 제기한 헤일리 스트로지어는 “트럼프가 클럽을 방문할 때 마다 '젊고, 날씬하고 예쁜' 여직원을 배치해야만 했다. 그렇지 않은 직원이 일하는 것을 보면 해고하라고 지시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증언은 다른 직원으로부터도 나왔다. 2009년까지 식당 매니저로 근무했던 수 퀴애트코스키는 "트럼프는 언제나 예쁜 여성이 일하기를 원했다. '식당에 일하는 직원들을 예쁜 여자로 채워라. 사람들은 예쁜 여자를 보고 싶어한다'고 말한 적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로 인해 트럼프의 방문 일정이 통보되면 젊고 예쁜 여직원을 배치하기 위해 직원 근무 일정을 조정하는 등 비상이 걸렸다고 이들은 밝혔다. 트럼프는 지난 2005년 이 골프 코스를 인수했으며 1년에 몇 차례만 방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현상은 트럼프 소유의 다른 다른 업체에서도 남가주에 있는 트럼프 소유 개발업체에 근무하다 2012년 노동법 소송을 제기한 한 직원도 법정 증언을 통해 "여직원은 능력보다 외모가 더 중요한 평가 기준이었다”고 폭로했다. 신문은 트럼프가 과거 여성의 외모를 보고 '개' 또는 '돼지'라고 모욕하기도 했으며, 한 미인대회 우승자의 몸무게가 늘었다고 '미스 돼지'라고 부르기도 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의 변호인은 "소송 자체가 억지였다”며 “직원 차별 등 규정 위반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조원희 기자 [email protected]

2016-09-29

TV토론 하루 만에 작렬한 트럼프의 '남 탓 화풀이'

대선 후보 TV토론 전부터 토론 공정성을 문제 삼았던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가 8400만 명이 넘는 시청자 앞에서 '판정패'를 당한 이후에도 '남 탓' 공세를 쏟아냈다. 공화당 내에서조차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 후보가 승자"라는 평가가 나왔지만 트럼프는 "내게 불량 마이크를 준 것 같다"며 토론이 자신에게 불리하게 진행됐다고 주장했다. TV토론 다음날인 27일 트럼프는 폭스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토론 사회자였던 레스터 홀트 NBC 앵커에 대해 강한 불만을 쏟아냈다. 토론 직후만 하더라도 "홀트가 아주 잘했다"고 칭찬했던 트럼프는 자신이 판정패했다는 여론을 의식한 듯 180도 돌변해 비난을 퍼부었다. 트럼프는 "홀트가 클린턴의 국무장관 재직 시 개인 e메일 사용과 2012년 리비아 벵가지 미 영사관 테러사건에 대해 직설적 질문을 던지지 않았다"며 "토론 후반부엔 그가 나를 집중 공격했다"고 비난했다. 또 "그가 내게 매우 불공정한 질문을 했지만 나는 그에게 불만을 제기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앞서 트럼프는 TV토론 전 "홀트는 민주당 지지자"라며 "이번 토론은 사기"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홀트는 2003년 이래 등록 공화당원이다. 또 그는 토론 당시 여러 차례 코를 훌쩍여 감기에 걸린 것 같다는 지적과 관련해 "누군가 내 마이크에 손을 댄 것 같다"고 '불량 마이크'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그들이 내게 불량 마이크를 준 것 같다"고 말했다. 전날 토론 막바지에 클린턴이 트럼프의 여성 비하를 주장하면서 언급했던 미스 유니버스 출신 알리샤 마차도에 대해서도 그는 "마차도의 행동에는 문제가 있다"며 비하 발언을 정당화했다. 트럼프가 미스 유니버스 조직위원회를 인수한 이듬해 미스 유니버스로 뽑힌 마차도는 올해 중순께부터 트럼프가 과거 자신에게 했던 '미스 돼지' '미스 가정부' 등의 비하 발언들을 폭로해 왔다. 트럼프는 "그녀가 대상을 받은 뒤 몸무게가 늘었다. 역대 최악의 미스 유니버스"라며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김준영 기자

2016-09-28

[2016 미국의 선택] "클린턴이 토론 분명히 이겼지만, 미친 선거라 예측불허"

해킹당한 e메일 폭로가 변수 토론 8400만명 사상 최대 시청 시청자 8400만 명으로 사상 최대 기록(종전은 1980년 8060만 명)을 갈아치운 지난 26일의 1차 TV토론은 많은 화제를 낳았다. 계속 코를 훌쩍거린(sniff) 도널드 트럼프를 가리켜 'Make America Sniff Again' (트럼프의 선거구호 'Make America Great Again(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을 바꾼 것)이란 유행어가 나왔는가 하면, "폐렴환자(클린턴)가 정신병자를 이겼다"란 독설섞인 비아냥도 들린다. 1차 TV토론이 끝난 뒤 본지는 미국의 대선 전문가 7인에게 긴급 설문을 실시했다. 그 결과를 요약하면 이렇다. "분명 힐러리 클린턴이 이겼다. 하지만 워낙 막판 변수가 많아 승리를 보장할 순 없다." 전문가 7명 모두 승자로 클린턴을 꼽았지만 "대선에서 클린턴이 이길 것"이라 답한 이는 4명이었다. 3명은 "전혀 (승자를) 알 수 없다"고 답했다. TV토론과 대선의 상관관계에 대해서도 의문을 표하는 전문가가 많았다. ◆"'대통령다움'이 달랐다"=로버트 슈멀 노터데임대 교수 등 대다수 전문가들은 "클린턴은 논리정연하게 준비된 대통령의 모습을 보여줬다"고 승인을 분석했다. 정책적 지식은 물론이고 트럼프의 계속되는 도발에 일일이 맞대응하지 않고 때로는 적절히 웃음으로 넘기는 모습도 시청자에게 안정감을 줬다는 것이다. 토론 초반 트럼프가 의외로 '점잖은' 모습으로 나오자 클린턴이 순간적으로 눈을 감고 답변하는 등 당황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트럼프가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가자 클린턴도 안정을 되찾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클린턴이 조금 우세하긴 했지만 트럼프도 클린턴이 '기성 정치인'이고 자신은 '체인저(changer;변화 주도)'란 점을 부각하는 데 성공했다"(래리 제이콥스 미네소타대 교수)는 지적도 있었다. ◆1차 토론 승부처 된 장면은=엘리자베스 오소프 세인트앤셀름대 교수와 스티븐 슈밋 아이오와주립대 교수는 트럼프가 "클린턴은 스태미나가 부족하다"고 지적한 데 대해 클린턴이 "112개 국가를 여행하고 평화협정 및 휴전을 협상하고 11시간 동안 의회에 나가 증언하고 온 다음에 나에 대해 스태미너를 논하라"고 반박한 장면을 '승부처'로 들었다. 슈멀 교수는 "클린턴이 집에 있을 때 난 유세장에서 유권자의 분노의 목소리를 들었다"고 트럼프가 도발하자 '난 TV토론과 대통령 될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건 옳은 일이다'고 반박한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이 카운터펀치로 후반부에 트럼프는 오락가락하고 질문에 제대로 된 답변을 할 수 없었다"고 진단했다. ◆"클린턴 2~3%포인트 지지율 오를 것"=제이콥스 교수는 "1차 토론 결과로 부동층 표가 다소 이동해 클린턴의 지지율을 2~3%포인트 올리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대다수 응답자들은 "부동층이 조금 움직일지는 모르나 각자의 지지층은 클린턴이 이기나 트럼프가 지거나 별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로버트 슐레진저 유에스뉴스앤드월드리포트 편집장은 "역사적으로 TV토론은 선거에 별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고 말했다. ◆대선 막판 변수는=40일가량 남은 대선에서 최대 변수는 '러시아에 의한 e메일 해킹 폭로'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우세했다. 래리 다이아몬드 스탠퍼드대 교수는 최대 변수로 '러시아의 모종의 폭로 및 외부요인'과 '트럼프의 막판 거친 언행'을 꼽았다. 슐레진저 교수도 "오는 10월에 e메일 폭로란 서프라이즈(깜짝 쇼)가 있을지 여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실제 클린턴의 개인 e메일을 폭로했던 위키리크스의 설립자 줄리언 어산지는 최근 "몇 주 내에 클린턴 관련 자료를 (추가로) 공개하겠다"고 나선 상황이다. 슈멀 교수는 "이번 대선은 기이하고(strange), 미친(crazy) 선거"라며 "결국 이번 대선의 핵심인 '트럼프의 준비 부족'과 '클린턴의 부정직' 중 어떤 요인이 막판에 힘을 발휘할지에 승패가 달려 있다"고 분석했다. 데이비스 교수는 최대 승부처로 떠오른 펜실베이니아주의 승패와 경합주에서 트럼프가 다소 우세한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는 오하이오.플로리다주의 판세에 따라 승패가 결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바꿔 말하면 이 3개주를 트럼프가 다 휩쓸 경우 승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워싱턴=김현기 특파원

2016-09-28

"창간 126년 만에 처음…민주당 후보 지지"

대선 첫 TV토론에서 판정승을 거둔 것으로 평가받는 민주당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에 공화 성향 언론과 인사들의 지지선언이 잇따르고 있다. CBS뉴스는 28일 경합주 가운데 하나인 애리조나주 최대 일간지 '애리조나 리퍼블릭'이 창간 후 126년 만에 처음으로 클린턴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고 보도했다. 애리조나 리퍼블릭은 이날 사설을 통해 "1890년 출간을 시작한 이래 공화당이 아닌 민주당 후보를 대통령으로 지지한 적이 없었다. 보수주의 이상과 공화당의 원칙에 대해 철학적 공감을 했기 때문인데 올해만큼은 다르다"면서 "2016년 공화당 대선후보는 보수주의자가 아니며 자격도 갖추지 못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신문은 트럼프의 막말 논란을 열거하며 "트럼프는 최근에서야 보수주의로 전향했고 설득력이 있지도 않다"며 트럼프가 사회에서 뒤처졌다고 느끼는 사람들의 불만을 자극했다며 이들의 의견을 존중하지만 트럼프는 해법을 제공할 수 없다고 호소했다. 신문은 또 클린턴이 완벽해서 지지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하면서 결점이 있지만 그래도 대통령이 되기 위해 필요한 자질과 경험을 갖춘 후보라고 평가했다. 애리조나 리퍼블릭에 앞서 약 100년간 공화당 후보를 지지해온 오하이오주 최대 일간지 신시내티 인콰이어러도 클린턴 지지를 선언했다. 지난 75년 동안 공화당을 지지해온 텍사스의 댈러스모닝뉴스도 이달초 클린턴 지지 의사를 밝혔다. 버지니아주에서 5선을 한 참전용사 출신 공화당 존 워너 전 상원의원도 이날 클린턴 지지 의사를 밝히고 버지니아 주도 알렉산드리아에서 열리는 민주당 행사에서 공식 지지선언을 할 에정이다.

2016-09-28

"트럼프는 솔직" vs "힐러리는 믿음직"

한인 비영리 단체들이 소중한 한 표를 찾기 위해 적극 나섰다. 폭염으로 100도를 웃돌던 27일 낮 '전국 유권자 등록의 날'을 맞아 한미연합회, 한인타운노동연대, 이경원 리더십센터, 3.1여성동지회,LA한인회 등 10여 개 한인 비영리 단체들이 연합으로 유권자 등록을 위한 거리 캠페인을 LA한인타운 곳곳에서 벌였다. 특히 이날 캠페인에는 혼자 등록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던 다수의 한인 시니어들이 도움을 받아 유권자 등록을 마쳤다. 코리아타운 갤러리아 쇼핑몰 내 부스에서 유권자 등록을 마친 강순희(64.아케이디아)씨는 "몸이 불편한 남편과 나들이 삼아 한인타운에 나왔다가 이런 좋은 기회를 얻게 됐다. 오늘이 아니었으면 11월 선거에 참여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도와준 분들께 감사하다"고 전했다. 한남체인 앞에서 등록을 돕던 이경원 리더십센터의 김도형 소장은 "80세 할머니는 돌아가시기 전에 꼭 한번 투표를 해보고 싶다고 오늘 등록했다"며 "오랜 이민생활에도 지금까지는 어떻게 하는지 몰라 등록을 못 했다는 얘기에 보람을 느꼈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등록을 마친 한인들 상당수는 대선 참여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이미 투표할 후보자를 정했다는 한인들도 많았다. 한남체인 앞 부스에서 등록한 김자훈.경자씨 부부는 시민권을 받은 지 10년 만에 처음으로 투표를 하게 됐다. 부부는 꼭 찍고 싶은 대선 후보가 있다면서도 각자 투표할 후보가 다르다며 웃었다. 김자훈씨는 "힐러리는 너무 거만한 것 같다. 솔직한 트럼프를 지지한다"고 했다. 반면 부인 경자씨는 "트럼프가 싫다. 정치경험이 많고 믿음직한 힐러리를 지지한다"며 "만약 남편이 트럼프를 찍을 경우 밥을 차려주지 않겠다"고 농담을 하기도 했다. 이날 등록을 도운 비영리 단체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날 등록한 한인 10명 중 8~9명은 힐러리 지지 성향을 보였다. 랠프스 마켓 앞에서 등록절차를 도운 한미연합회의 크리스티나 강 개발부장은 "첫 대선 TV토론이 있은 다음날이어서 그런지 등록에 더 적극적"며 "확실히 한인들은 민주당 지지가 높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번 거리캠페인을 주도한 한미연합회에 따르면 이날 한인타운내 마련된 5개 부스에서 491명이 등록을 마쳤다. 7월17일 현재 캘리포니아 유권자 등록 수는 1808만4999명이며 미등록 시민권자는 680만 명에 달한다. 유권자 등록 마감은 10월24일이다. 오수연 기자 [email protected]

2016-09-27

선거인단은 반집차 승부, 펜실베이니아 20석에 달렸다

자고 일어나면 여론조사 승자가 뒤바뀌는 요즘 미국 대선. 언론들도 덩달아 오락가락 춤을 춘다. 하지만 조사결과의 공통분모를 찾아 단순화하면 딱 한가지 결론에 도달한다. 바로 "펜실베이니아주를 차지하는 후보가 승리한다"는 것이다. 펜실베이니아는 그동안의 대선에선 그다지 주목받던 곳이 아니었다. 하지만 1988년 이후 민주당의 텃밭이었던 이곳이 올해 2016년 대선을 판가름할 최대의 승부처로 부상하고 있다. 최대 경합지역이던 러스트벨트(제조업이 번성하다 쇠락한 곳) 오하이오주를 거의 장악했다고 본 공화당의 트럼프가 사활을 건 마지막 승부처로 오하이오 동쪽 펜실베이니아주를 점찍으면서다. 이른바 '러스트 동풍(東風)'에 모든 걸 걸었다. 대선예측모델을 운영하는 마이크로소프트 리서치의 이코노미스트 데이비드 로스차일드는 "매일 10만번씩 선거 시뮬레이션을 돌리고 있는데 지난 7월 이후 펜실베이니아를 잡는 후보가 가장 높은 확률로 대선에서 이기는 것으로 나온다"고 잘라 말했다. 선거인단 20명의 펜실베이니아는 '힐러리 클린턴 다소 우세'로 분류돼 있었지만 이미 '경합주'로 들어간 것이나 다름없다. CNN이 26일 발표한 최신 여론조사 결과 양 후보의 지지율은 50%(클린턴) 대 47%(트럼프)로 격차가 오차범위 내인 3%포인트로 줄었다. 무소속 후보 2명을 포함한 4자 대결을 상정할 경우 45%(클린턴) 대 44%(트럼프)로 사실상 동률이다. 펜실베이니아 결전이 될 것이란 분석은 주별 판세에 입각한 다양한 시나리오에 근거한다. 미 대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선 총 538명의 선거인단 중 과반인 270명 이상을 확보해야 한다. 미 대선은 50개주와 워싱턴DC에서 승리한 후보가 각 주에 배정된 선거인단을 독식하는 시스템. '승패 시나리오'는 1050개가 된다. 현재 주별 지지율과 추이를 다각적으로 분석한 결과 민주당 클린턴 후보가 '절대 우세'인 주는 16개주(+워싱턴DC)로 선거인단수는 201명이다. 캘리포니아(55명), 일리노이(20명), 뉴저지(14명), 워싱턴주(12명), 매사추세츠(11명), 메릴랜드(10명) 등 부동의 '블루 스테이트(민주당 색깔인 파란색이 우세한 지역)'다. 여기에 '다소 우세'로 분류된 6개주(펜실베이니아·미시간·버지니아·위스콘신·콜로라도·뉴햄프셔)의 72명까지 합하면 22개 주 273명을 확보한 셈이다. 반면 트럼프는 공화당 절대 우세지역인 '레드 스테이트' 21개주(텍사스·인디애나·테네시·미주리·앨라바마 등)가 164명. '다소 우세'인 조지아·애리조나·아이오와의 33명을 합해도 197명에 불과하다. 여기서부터 계가바둑이 시작된다. CNN이 분류한 경합주 4곳의 선거인단수는 플로리다(29명), 오하이오(18명), 노스캐롤라이나(15명), 네바다(6명)로 총 68명. 그런데 최근 들어 트럼프의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플로리다·오하이오·노스캐롤라이나에서 클린턴을 제쳤다는 결과가 제법 나오고 있다. 네바다는 선거인단수가 적어 결정적 변수가 되지 못한다. 결과적으로 경합주 4곳 중 규모가 큰 3곳을 트럼프가 가져가면 279 대 259 클린턴의 승리. 트럼프로선 11명이 부족하다. 그렇다면 '259'까지 쫓아온 트럼프가 이기는 방법은 세가지. '클린턴 다소 우세' 지역 중 그래도 해볼 만한, 선거인단 11명 이상의 버지니아(13명)·미시간(16명)·펜실베이니아(20명) 3곳 중 하나를 뺏어오는 것이다. 하지만 미시간은 여론조사 결과 트럼프의 역전이 여의치 않다. 버지니아 또한 클린턴의 부통령 러닝메이트인 템 케인의 출신지인데다 올 대선전 이후 단 한번도 공화당이 민주당을 앞선 적이 없다. 자연스럽게 러스트벨트 돌풍을 일으키기 쉬운 펜실베이니아로 최종 타겟이 정해졌다. 헴프스테드(뉴욕주)=김현기 특파원

2016-09-27

트럼프 vs 클린턴 1라운드…첫 대선후보 TV 토론회 격돌

26일 뉴욕주 헴스테드의 호프스트라대학에서 열린 첫 미 대선후보 토론회에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90분간 토론을 벌였다. NBC 방송 ‘나이틀리 뉴스’ 앵커 레스토 홀트 가 진행한 이날 토론의 주제는 크게 세 가지. ‘번영의 실현’ ‘미국의 안보’ ‘미국의 방향’이었다. 1억 명이 TV 앞으로 모여 대선토론 역사상 최대의 시청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던 토론회에서 클린턴과 트럼프는 서로 차이점을 강조하며 열띤 공방을 벌였으나 큰 파장을 일으킬 이슈를 제기하지 못한 채 토론 1라운드를 마쳤다. ◆번영의 실현=클린턴과 트럼프는 경제정책에서 확연한 차이를 다시 확인했다. 클린턴은 최저임금 인상, 스몰비즈니스 지원, 여성의 평등한 임금, 공평한 이익 분배, 유급 가족휴가, 대학 학비 면제 등을 통해 저소득층과 중산층 경제를 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트럼프는 멕시코와 중국 등으로 미국의 돈이 빠져나가고 미국민들은 일자리를 잃고 있다며 회사들이 미국을 떠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15~35%의 법인세 감면을 통해 해외에 있는 회사들의 자산이 미국에 들어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각종 무역협정에 대해서도 트럼프는 목소리를 높였다. 클린턴이 정계에 있으면서 북미자유무역협정을 비롯한 미국에게 불리한 무역협정들을 지지해왔다고 비난했다. 이에 맞서 클린턴은 트럼프의 부자 감세는 경제를 다시 망칠 것이라고 응수했다. 또 과거 공화당 정부의 실패한 감세 정책으로 돌아가면 다시 경제 위기를 맞을 것이라고 경고하며 지난 8년간 현 행정부의 경제향상 정책을 이어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트럼프는 지금 미국 경제는 ‘버블’에 빠져 있다며 금리를 올리면 당장 무너져 내릴 위험에 빠져 있다고 주장했다. 이 주제에 대한 토론은 결국 트럼프 비즈니스에 대한 공격으로 이어졌다. 트럼프는 자신이 세금 보고 기록을 보고하지 않는 것은 감사를 받고 있기 때문이라는 기존의 주장을 되풀이 했지만 클린턴은 트럼프가 무언가를 숨기고 있다며 연방소득세를 한 푼도 내지 않았거나, 해외 은행들에 큰 빚을 지고 있는 등 대중에게 알릴 수 없는 비밀이 있을 것이라고 공격했다. ◆미국의 방향=미국사회의 고질적인 인종갈등 문제가 두 번째 토론 주제였다. 클린턴은 커뮤니티와 경찰의 관계 회복, 평등한 법질서 확립, 총기 규제 강화 등을 강조했다. 트럼프는 대도시의 흑인과 히스패닉들이 잘못된 정책으로 인해 피해자가 되고 있다며 강력한 법 질서를 확립해야 소수계 커뮤니티의 피해를 막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와 클린턴은 유일하게 테러 관련이 의심돼 항공기를 타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총기를 판매해서는 안 된다는 데에는 의견을 같이 했다. 클린턴은 또 트럼프가 흑인 커뮤니티 등에 너무 부정적 생각을 갖고 있다고 꼬집었다. ◆미국의 안보=사이버 시큐리티와 미국 내 자생적 테러. 이슬람국가(IS) 격퇴 등에 대해 양 후보는 서로 강력한 정책을 펼치겠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그동안 IS의 확장을 막지 못해온 것이 클린턴과 같은 정치인들이었다고 공격했다. 반면 클린턴은 자신의 경력을 강조하며 자신이 테러를 막을 수 있는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여론조사=토론회가 열리기 전 마지막 여론조사에서는 트럼프와 클린턴이 박빙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 통신이 9월 21~24일 1001명을 상대로 진행한 조사에서 트럼프가 43%로 클린턴 41%를 앞섰다. 지지율 15%를 얻지 못해 토론회에 참가하지 못한 게리 존슨 자유당 후보는 8%, 질 스타인 녹색당 후보 지지율은 4%였다. 또 1115명의 유권자를 대상으로 한 퀴니피액대학 조사에서는 클린턴 44%, 트럼프 43%, 존슨 8%, 스타인 2%였다. 후보를 두 명으로 압축한 조사에서는 클린턴 47%, 트럼프 46%였다. 매일 당선 가능성을 업데이트하는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클린턴과 트럼프의 당선 확률을 각각 70%, 30%로 예상했다. 클린턴의 당선 확률은 지난달 말 90%까지 치솟았지만 이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반대로 당시 10%였던 트럼프의 당선 확률은 상승하고 있다. 이날 토론회가 여론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인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종훈 기자 [email protected]

2016-09-26

일자리,증세 문제 등 90분간 날선 공방

‘달착륙 중계 이후 최고의 빅 이벤트’로 불리는 도널드 트럼프(공화당), 힐러리 클린턴(민주당) 대선후보의 TV토론전이 드디어 시작됐다. 26일 뉴욕 주 헴스테드 호프스트라 대학에서 열린 1차 토론의 주제는 ‘미국의 방향’ ‘번영 확보’ ‘미국의 안보’였다. 트럼프는 파란 넥타이에 검은 정장 차림으로, 클린턴은 빨간 정장 차림으로 나타났다. 차분한 분위기에서 시작한 토론은 각각 2분씩의 개별 발언이 끝나고 자유 토론으로 넘어가면서 부터 목소리가 높아졌다. 클린턴은 “나는 일자리를 어떻게 창출할지 알고 있다”고 주장하자 트럼프는 “당신은 지난 30년간 아무것도 못했는데 어떻게 할 것이냐”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주제가 자유무역협정으로 넘어갔다. ◇자유무역협정 자유무역협정은 트럼프가 2016 대선 캠페인 전면에 내건 이슈다. 트럼프의 주장은 미국이 체결한 모든 자유무역협정이 잘못됐다는 것. 그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등으로 인해 미국의 수많은 일자리가 멕시코로 건너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는 클린턴과 그의 남편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작품”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미시간과 오하이오 등 러스트벨트(쇠락한 중서부 제저업지대)가 자유무역협정으로 인해 직격탄을 맞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나는 일자리를 미국으로 가져올 사람”이며 “당신은 일자리를 해외로 내보낼 사람이다. 당신은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를 최고의 무역협정이라 하지 않았나”라고 비판했다. 클린턴은 무역협정이 불공평하다는 데에는 동의했다. 하지만 자신이 국무장관으로 재직하는 동안 수출이 늘었다고 강조했다. 당초 힐러리는 45번에 걸쳐 TPP를 찬성했으나 최근 반대 입장으로 돌아섰다. 클린턴은 트럼프같은 부자들의 세금을 인상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는 “8년 전 미국에 최악의 불경기가 불어닥쳤다. 이는 중산층에 대한 투자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면서 “결국 월가만 키운 꼴이 됐다. 트럼프의 정책은 우리를 실패로 부른 정책으로 회귀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클린턴은 “도널드, 나는 당신이 자기 자신만의 세계 속에서 살고 있다는 것을 잘 안다”고 비꼬았다. 트럼프는 “그러면 그것(TPP 추진)은 오바마의 잘못이었냐? 왜냐하면 그는 지금 그것을 몰아부치고 있지 않느냐”며 클린턴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관계를 공격했다. ◇납세내역 공개 vs. 이메일 공개 트럼프의 납세내역 공개 이슈도 제기됐다. 근대 들어 대통령 선거에 나선 모든 후보들이 납세내역을 공개했는데 왜 트럼프는 공개하지 않느냐는 진행자 레스터 홀트의 질문이 나왔다. 트럼프는 “현재 국세청(IRS) 감사를 받고 있어서 공개를 못한다”면서 “감사가 끝나면 공개하는 데 전혀 문제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클린턴이 자신의 컴퓨터에서 삭제했던 3만3000개의 이메일을 공개하면 자신도 납세내역을 공개하겠다고 제안했다. 클린턴은 “이메일 문제는 실수였다"며 “다시 국무장관을 하면 그런 실수 하지 않을 것”이라고 이메일 삭제 문제에 대한 공격을 피해갔다. ◇트럼프 4번 파산 클린턴은 트럼프의 파산 전력에 대해 날선 공격을 퍼부었다. 4번이나 파산을 했던 사람에게 어떻게 국가 경제를 맡길 수 있겠느냐는 것이었다. 클린턴은 트럼프를 ‘채무의 왕’이라고 불렀다. 이에 트럼프는 “여러분들이 지금 듣고 있는 것은 그저 말뿐인 정치인들의 얘기”라며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국가 운영을 기업처럼 하겠다고 말했다. “나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훌륭한 회사를 만들었고, (백악관 옆의) 펜실베니아 애비뉴의 건물도 제한된 예산으로 예정보다 앞당겨 건축했다. 국가도 그래야 한다. 우리는 언제나 예산이 모자라고, 언제나 스케줄보다 늦다”고 주장했다. 이어 트럼프는 “우리의 인프라는 제 3세계 국가 수준이다. 뉴욕의 라과디아 공항을 보라”며 주제를 돌렸다. 이에 클린턴은 “당신이 세금만 제대로 냈어도 인프라가 그렇게 되지 않았을 것”이라며 "트럼프가 기업인으로서 직원들에게 정당한 임금을 지불했다면 중산층의 삶이 지금처럼 추락하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국 등 동맹체제 트럼프는 “우리는 일본과 한국을 지켜주고 있는데 그들은 우리에게 (공정한 몫의) 돈을 안 낸다”며 방위비 분담 문제를 또 언급했다. 트럼프는 “이들 국가는 돈을 더 내야 한다. 우리가 재정적으로 엄청난 손실을 보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클린턴은 “우리는 한국·일본과 상호방위조약을 맺고 있고 이런 동맹관계를 존중할 것’이라는 점을 확실하게 밝혀두고 싶다”고 말했다. 또 “이번 선거가 세계 많은 지도자들의 우려를 낳고 있는데 우리의 (동맹방어) 약속이 유효하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클린턴은 그러면서 “우리는 지구촌 전체의 상황을 보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원용석 기자 [email protected]

2016-09-26

[특별 기고] 힐러리 '건강'보다 트럼프 '발작'이 걱정

민주당 대선후보인 힐러리 클린턴의 건강이상설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 11일 뉴욕의 9·11 테러 추도식 도중 급히 자리를 뜨면서 몸을 가누지 못하고 휘청대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69세의 '할머니 후보'가 과연 미국 대통령직을 수행할 수 있을지 미국은 물론 전 세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클린턴의 건강 문제를 이야기하기 전에 미리 말해둘 게 있다. 대통령에 뽑히기 위한 선거 캠페인은 보통 힘든 게 아니다. 인정사정없다. 후보가 쓰러져 며칠 쉰다고 해도 이상할 게 없다. 하루에도 몇 차례나 이어지는 연설과 비공식 집회, 브리핑, 선거자금 모금행사, 장거리 비행이 후보를 괴롭힌다. 그뿐인가. 전용버스를 이용한 단거리 이동, 커피숍에서의 작전회의, 유세장에서 군중을 헤치고 나아가는 강행군을 하루 20시간씩 이어가야 한다. 그러나 문제는 후보의 체력이 아니다. 분별력이다. 클린턴이 자신에 관한 정보는 무엇이든 비밀에 부치려 한다는 건 이미 수없이 확인된 사실이다. 자기방어에 대한 클린턴의 집착은 병적인 수준이다. 미국인들은 클린턴의 이런 자기파괴적 성향을 받아들였거나, 아니면 클린턴을 싫어하기로 이미 결정을 내린 상태다. 영부인 시절 백악관 여행국에 자기 사람을 심기 위해 기존 직원들을 아무 이유 없이 쫓아냈다는 의혹('트래블 게이트')부터 최근의 'e메일 스캔들'까지 25년간 클린턴의 행보를 목격한 사람이라면 그럴 수밖에 없다. 만일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가 투명하게 처신해왔다면 비밀주의로 철갑을 두른 클린턴은 이미 치명타를 맞았을 것이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트럼프의 비밀주의도 철벽 수준이다. 우선 그는 세금 내역을 공개하지 않는다. 트럼프 재단이 무슨 활동을 하고 어떻게 운용되는지 밝히지 않는다. 건강 상태도 마찬가지다. 트럼프가 언론에 공개한 건강기록은 성의 없이 작성된 문장 몇 줄이 전부였다. 그 기록을 발급해 준 의사조차 "급하게 만든 것"이라고 인정했을 정도다. 트럼프는 "나는 헤라클레스처럼 힘이 넘치는 사람"이라고 주장하지만 그런 증거를 찾기 어렵다. 트럼프는 TV 인터뷰도 스튜디오에 나와 앵커와 얘기하는 대신 전화통화로 때우는 경우가 많다. 대개 공항 인근에서 하루 한 통씩 전화인터뷰를 한 뒤 전용기를 타고 귀가해 편안하게 잠자곤 한다. 일반적인 미국 대선후보들의 강행군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아이오와주에서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을 치르면서 현지 호텔에서 하룻밤을 보낸 뒤 그 다음날 인근 교회 예배에 끝까지 참석한 게 큰 뉴스가 됐을 정도다. 금발로 물들인 헤어스타일만 보면 짐작하기 힘들겠지만 트럼프의 나이는 70세다. 그가 격렬한 헬스운동을 하는 걸 본 적이 없다. 물론 그는 골프를 친다. 하지만 유산소 운동량으로 따지면 골프는 주사위 놀이나 다를 바 없는 수준이다. 그런 만큼 트럼프는 클린턴의 건강을 비난할 자격이 없다. 물론 대선전의 양상이 다르게 흘러갈 수도 있다. 클린턴이 토론을 망쳐 건강이상설은 걱정거리 축에도 들지 못할 만큼 상황이 악화될 가능성도 있다. 클린턴이 당연히 추가로 공개해야 할 의료기록을 감춰 지지율이 떨어질 수도 있다. 클린턴이 숨겨온 또 다른 병이 드러날 수도 있다. 하지만 그건 트럼프도 마찬가지다. 게다가 아직까지는 클린턴이 대통령직을 수행할 수 없음을 결정적으로 입증할 질환은 밝혀진 게 없다. 대선전이라는 지옥의 마라톤에 뛰어든 두 고령 후보가 스트레스로 체력이 저하돼 건강에 이상이 생긴 건 분명하다. 그러나 이 사실이 대선전의 다른 이슈들을 전부 덮을 만큼 중대할까? 클린턴의 과로가 트럼프의 헛소리를 용납할 만큼 큰 일인지 모르겠다. 트럼프의 발작이야말로 더 무섭고 치료도 힘든 난치병이다.

2016-09-26

대선 이후 주가 크게 하락…"20~25% 급락할 것"

오는 11월 대선 이후 시장이 '크게'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일반적으로 대통령이 바뀌면 경제가 악화됐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최근 개별 종목과 지수 간의 격차가 벌어지는 '네거티브 다이버전스' 현상도 감지되고 있다. 스벤 헨리치 노스맨트레이더닷컴 트레이더는 최근 CNBC에 출연해 "누가 당선되든 시장은 하락 가도를 달릴 수 있다"며 "지난 1960년 이후 대통령들의 70%가 취임 초기 경제 악화에 직면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는 시장에도 악영향을 미쳐 과거 약 13~40% 조정이 이뤄져왔다"고 덧붙였다. 헨리치 트레이더는 "대통령이 바뀌면 소비자들이 느끼는 불확실성이 증대된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번에도 새 대통령의 임기 초반 경제 침체 현상이 나타난다면 시장은 지금보다 약 20~25% 하락할 것"이라며 "S&P500이 1630선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대선 이슈가 아니더라도 시장의 전반적인 전망도 그리 밝지 않다"고 덧붙였다. 3대 지수가 사상최고치에 근접해 있기는 하지만 일부 주식들이 예상 만큼 좋은 성적으로 보이지 않고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헨리치는 "S&P500과 나스닥종합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개별 주식들은 대부분 최고치를 경신하지 않았다"며 "이는 네거티브 다이버전스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최근의 주가지수 상승 현상은 시가총액 상위 주식들만의 선전으로 나타난 현상일 뿐이라는 설명이다. 이어 "지난 2000년에 나타났던 패턴과 비슷하다"라며 "올해 기술주들의 버블이 꺼지면 시장은 하락가도를 달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2016-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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